나비처럼 날아 벌처럼 쏴라-6편
돈과 권력을 손에 쥐자 세상을 다 얻은것 같았다.어느덧 겨울이 다가오고 있
었다. 좆밥들의 희생정신에 힘입어 포장마차는 날이 갈수록 번창했고 급기야
50평짜리 술집하나를 인수해 아지트로 만들었다. 커다란 룸을 우리식으로 꾸
며 발라당홀라당 까진 중딩,고딩 기집애들을 꼬셔서 매일매일 따먹었다.미친
년들이 옷사주고 밥사주니까 아무꺼리낌 없이 대주었다. 지들이 하는짓이 몸
파는 거나 다름없다는걸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건지 아님 알고서도 망각의 서
랍속에 뇌를 쳐 박아 버린건지는 몰라도 달라고 하면 그냥 몸을 열어 주었다.
전엔 쌩돈 들여가며 하루에도 수십만원씩 화대를 치뤘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무지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싸고 독한 양주 몇 잔 들어가고 나자 이년들은 내가 생각하기에도 좀 심하
다 싶을 정도로 온갖 섹스를 시도했다. 벌써부터 애널을 시도하는가하면 영
업용 사까시보다 더 진하게 빨아댔다.내가 가진 상식으로는 이년들이 학생이
라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었다. 이년들도 나와 마찬가지로 학교 그만 두면
주위에서 지랄할까봐 그냥 졸업장을 따기 위해 교복을 입고 있는것 같았다.
고등학교를 마칠때까지 마빡에 학생 마크를 달고 다닐 생각을 하면 깝깝하기
만 했다.말이 좋아 학생이지 몸과 마음은 이미 썩어버린 좀비같았다. 차라리
이 지겨운 학창시절이 빨리 지나버렸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그리고 내영혼
도 지금보다 휠씬 더 빨리 성숙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너 내친구랑 해봐.쟤 조숙해서 존나 자,잘해."
"정말? 난 잘하는 애가 좋더라."
방금 전 나랑 잔 기집애한테 인기없는 놈을 소개시켜줬더니 요놈의 기집애가
좋단다. 잘한다니까 좋아라 한다.미친년.먹다먹다 지쳐서 어른들이'물레방아'
라고 부르는 것까지 흉내내어 보려는 것이다. 그게뭐냐면 실시간으로 섹스파
트너를 바꾸어가며 하는 떼씹정도로 생각하면 될것이다. 우리는 비록 어린나
이였지만 영혼은 생각하는거 이상으로 너덜너덜하게 닳고 얼룩져 있었다.
인기없는 놈의 파트너와 한빠구리 뛰고나서 기집애들을 전부 보냈다. 담배를
피워 물고는 바지지퍼를 내려 방금전까지 질속에서 엄청난 활약을 했던 자랑
스런 나의 물건을 들여다 보았다. 축처진 물건을 흐믓하게 바라보며 담배 연
기를 뿜어보았다. 이건 물건의 주인이 물건에게 보내는 축하의 메시지였다.
후욱. 땅꼬마와 인기없은 놈이 내행동을 따라하며 깔깔 웃었다. 그때 난데없
이 뚱땡이가 지겨운 표정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씨발 이제 이런짓 그만 할란다."
모두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뚱땡이를 쳐다보았다. 이런짓이라니.지금까지 우
리가 아름답게 함께하며 살아온 삶의 흔적을 "이런짓"이라는 감옥 속에 쳐넣
는 뚱땡이의 발언은 보쓰인 나를 분노하게 만들었다.
"샤,썅놈의 새끼 다시 한번 말해봐.지,지금 뭐라 그랬어."
"이런짓 그만둔다고 말더듬이 새꺄!"
개뚱땡이는 오랫동안 참아온 분노를 한꺼번에 터트린듯 폭발했다.내가 놈에
게 달려들어 까려하자 땅꼬마와 비인기남이 말렸다.
"야야 친구끼리 싸우면 어쩌냐.우린 한 식구란 말야. 말로하자 응?"
"친구는 시.씹새끼가 날보고 지금 마,말더듬이라잖아.이런 개씹새끼가 죽을
라고 아주 그냥."
땅꼬마가 내게 담배불을 붙여주며 뚱땡이를 힐책하고 나섰다.
"너 뚱땡이 새끼 죽고싶어? 친구라도 엄연히 보쓰는 보쓰야. 보쓰한테 그런
말버릇이 가당키나 해? 죽을라고 시팔놈이."
뚱땡이는 자포자기 한듯 웃옷을 풀어헤치며 정신줄을 놓았다.
"배째 시발놈들아.나 이짓 관두고 공고 들어가서 자동차 정비기술 배울꺼다.
어쩔래 시발놈들아."
뚱땡이와 가까이 지내는 비인기남이 보다못해 나섰다.
"얀마 그런 말하려면 보스한테라도 진작 얘기했어야지. 내가 보기에도 이건
보쓰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본다."
절친까지 비난하고 나서자 뚱땡이는 그만 눈깔이 확뒤집혀 버렸다. 그는 벌
떡 일어나 맥주병의 목을 잡고 테이블에 내리쳤다.병의 몸통이 깨지면서 순
식간에 유리칼이 되어 나를 위협했다.
"최 삼락 이씨발새꺄.나 더 이상 니새끼 꼬붕짓 안할꺼다.이제 이런 쓰레기
같은 짓 안 하고 학생답게 살고 싶다고!"
나는 하도 기가 막혀서 아예 말문이 막혀 버렸다.
(죽을래? 대체 왜그러는거야?내가 너희들한테 얼마나 잘 해줬는데.씨발새끼
보쓰를 우숩게 보네.)
이모든 말들이 목구멍에 한꺼번에 들어차 오히려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나
는 뚱땡이에게 앉으라는 손짓을 하고는 양주를 글라스에 따라 원샷을 했다.
그리고 뚱땡이한테도 한잔 따라주었다.새끼도 갈증이 나는지 잔을 받아들고
벌컥벌컥 마셨다. 여전히 놈의 손엔 날이 시퍼렇게 선 유리칼이 들려 있었
다.녀석이 술잔을 비운 후 테이블에 잔을 내려 놓음과 동시에 나는 발로 놈
의 이마를 깠다.퍽.
와장창,하며 테이블이 넘어졌고 술잔과 병이 깨져 아수라장이 되었다.뚱땡
이는 몸을 휘청거리며 겨우 일어섰지만 눈은 이미 풀려있었다. 그는 잠시
허우적거리며 유리칼을 휘두르더니 괴성을 질렀다. 그리곤 손에 들고 있던
유리칼로 자신의 팔뚝을 그었다.
"꺄아..이 씨바아알."
바닥은 삽시간에 뚱땡이의 붉은 피로 물들었고 피비린내가 실내를 가득채웠
다. 옆에 있던 비인기남은 휴지로 뚱땡이의 팔목을 잽싸게 틀어막았고 땅꼬
마는 인터폰을 누르고 웨이터를 호출했다.
"야 시발 붕대 가져와! 씨발 빨랑!"
어쩌면 나는 힘들게 살아온 과거를 이제야 비로소 제대로 보상받는 것 같
은 기분이 들었었다. 그러나 지금의 나는 어리석게도 내나이에 누려야 할
추억과 낭만을 내스스로 벗어던지는 어리석은 짓을 하고 있는지도 몰랐다.
뚱땡이는 그런 막연한 두려움에서 벗어나고자 자해를 했던것이고 나와 나
머지 내친구들은 그두려움을 마음속깊이 앙금처럼 가라앉히고 있었던 것인
줄도 몰랐다. 하수구에 쌓여있는 퇴적물처럼 스스로를 포기하고 악취를 풍
기며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다행히 뚱땡이는 과다출혈로 뒈지지는 않았다.워낙 몸속에 여분의 피가 많
아서인지 그 다음날 팔뚝 몇십방 꿰매고는 퇴원을 했다. 학교도 결석한 채
일주일 후 녀석이 가게로 날 찾아왔다. 보쓰인 나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러
온 것이었다.
"파,팔은 좀 어때?"
감히 보쓰한테 깽판을 친 이뚱땡이 새끼를 어떻게 처리할지를 두고 고민이
앞섰다.규칙대로 손가락 하나를 짓이겨서 병신으로 만들까 아님 죽지 않을
만큼 패줄까.그것도 아니면 가족들을 찾아가서 모두 몰살시킨 다음에 불을
확 질러버릴까 까짓거.개인적으로는 마지막 옵션이 제일 맘에 들었다.
"아냐 됐어,끊었어.전엔 미안했어 내가."
놈은 내가 건네주는 담배도 받지 않는다. 끊었단다 담배를.전엔 내가 담배
만 꺼내도 총알같이 나타나 불을 붙여주던 충신이었는데 이젠 옛날 얘기가
되어버린 것이다. 이제 이새끼는 더 이상 날 보쓰로 여기지 않는다는 뜻이
었다.
나는 최대한 위엄있는 표정으로 몸을 뒤로 젖혀앉았다.푹신한 쇼파에 몸을
기대고 날카롭게 눈을 번뜩였다.
"다,담배 끊었다고? 소,손목아지도 끊기고 싶냐?"
나는 품에서 예리한 칼을 꺼내 한손으로 들고는 조명불에 비춰보였다.칼날
에 서있는 각이 불빛을 받아 사납게 번쩍거렸다.나는 잽싸게 테리블 중앙
에 칼을 꽂았다. 쾅.
뚱땡이는 나를 향해 웃어 보였다. 날 비웃는게 아니었다.그것은 뭐랄까 자
기 갈길을 찾은 듯한 확신에 차 있는 듯한 환한 미소였다.녀석은 일주일내
내 술,담배,여자 다끊고 방구석에 틀어박혀서 골터지게 고민했을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따라서 바꾸지 않을 결정일것 같았다. 괴씸하기도 했고 한
편으론 부럽기도 했다.손가락 하나 날아가는것 정도는 충분히 감수하고 온
듯 섬뜩한 칼앞에서도 여전히 은은한 미소를 잃지 않고 있었다.
(아 이새낄 놓아 주어야하나 말아야 하나.)
마음 같아서는 그냥 놓아주고는 싶지만 문제는 그렇게 무르게 일을 처리하
고 나면 조직내 기강이 해이해지고 보스인 나의 위상이 땅에 떨어진다. 그
렇게되면 어떤 놈이 그 빈틈을 노리고 파고들어 우리조직을 접수할 것이다.
조직의 몰락은 항상 이렇게 작은 부분에서부터 시작된다.보쓰가 보쓰인 이
유는 이런 세세한 부분까지 미리 예측하고 완벽하게 방침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인 것이다.
"룰은 자,잘 알고 있겠지?"
"정비 배울거니까 오른손으로 부탁해."
놈은 나와 같은 왼손잡이였다.앞으로 정비기술 배워서 차부품을 갈고 어쩌
고하려면 왼손이건 오른손이건 손가락을 다치면 치명적인 장애가 될 수 있
었다. 벌을 내리기가 왠지 망설여졌다.이친구는 나를 외로움에서 구해주었
다. 나를 외로움의 구렁텅이에서 구해준 은인을 처벌해야만 한다. 내가 살
고 있는 이세상은 진정 은혜를 원수로 갚아야만 살아남을 수 있을 만큼 좆
같단 말인가.
분노가 머리 끝까지 차오르고 엿같은 세상에 대해 오기가 생겼다. 내 인생
이 어디까지 망가지나 세상과 한번 맞짱을 떠보고 싶었다.갈데까지 가고나
면 끝이 보일것이다. 그러나 나는 세상의 끝에 가서도 결코 타협하지 않을
것이다.지금 소중한 친구의 손가락을 자르듯이 세상이 나에게 화해의 손길
을 내민다해도 가차없이 잘라 버릴것이다.
"이익.쿵쾅.."
나는 세상의 끝을 향해서 칼을 내리찍었다. 그러는 중에도 뚱땡이의 표정
에서는 고통의 흔적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비로소 자유를 찾은 노예
의 얼굴처럼 고요하고 평온하기만 했다.
*스팀파워가 부족해 글을 써놓고도 못 올리는 우울한 사태가 벌어지고
있네요. 부족해도 열심히 쓰고 있으니 보팅해주세요. 그래야 써놓은것
자주 올리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