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개혁과 보완수사권에 대한 형사법 전공 학자들의 의견(성명문 전문)

in AVLE 일상8 hours ago

검찰개혁과 보완수사권에 대한 형사법 전공 학자들의 의견

우리는 지금 검사의 보완수사권까지 폐지하려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대한 정치적 논의를 지켜보면서 법학자의 학문적 양심에 따라 아래와 같은 의견을 제시한다.

첫째, 수사ㆍ기소의 분리가 수사ㆍ기소의 단절을 의미해서는 안 된다.

이른바 탄핵주의 관점에서 소추의 권한을 다시 나누어 수사와 기소의 주체를 분리하는 방향에는 원칙적으로 공감한다. 그러나 수사와 기소의 권한을 분리하더라도 수사에 대한 검사의 통제는 이루어져야 한다. 이는 탄핵주의에 따라 과거 법원이 보유하던 소추 권한을 검찰이 행사하게 된 후에도 영장제도와 공소기각, 공판절차에서 법원의 직권조사 등을 통해 법원이 검사의 소추권을 통제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둘째, 경찰 수사의 통제 및 보완의 수단으로 검사의 보완수사권은 유지되어야 한다.

따라서 경찰의 수사에 대한 통제 방법으로 검사의 수사지휘, 보완수사, 전건송치 등이 재검토되어야 한다. 우리는 검사가 원칙적으로 직접 수사하지 않고 경찰의 수사를 법률적으로 지휘하는 글로벌 표준, 곧 보편적 방법이 실현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전 정부에서 직접 수사를 일부 유지하면서도 수사지휘권을 폐지한 데서부터 검찰개혁의 방향이 어긋나기 시작했다. 수사지휘권의 복원이 불가능하다면 차선책으로 보완수사가 가능해야 하며, 보완수사의 완결성을 위해 전건송치가 이루어져야 한다. 보완수사 요구권만으로는 경찰의 수사를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 없다.

셋째,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남겨두면 공소청이 과거의 검찰로 돌아갈 수 있다는 염려는 보완수사권 폐지의 명분이 될 수 없다.

수사ㆍ기소의 분리에서 중요한 것은 수사를 개시하는 주체와 수사를 종결하는 주체를 분리하는 것이다. 경찰이 수사를 개시한 사건에 대해서만 부분적으로 검사가 보완수사를 하는 것은 과거의 검찰이 무제한적 수사권을 가지고 인지수사 등 수사개시, 종결을 통해 수사권을 남용했던 것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보완수사권 남용의 위험이 전혀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이는 공소청 내 수사인력의 제한 등 다른 제도적 장치로 통제해야 한다. 검찰의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가 검찰권 남용을 억제할 수 있는 유일한 해답이 아닐뿐더러, 이로 인해 발생할 부작용의 폐해가 더 크다.

넷째, 특별사법경찰에 대한 검사의 수사지휘는 계속되어야 한다.

특별사법경찰은 ‘사법(司法)’의 업무를 위임받을 수 있는 전문성을 갖춘 기관이 아니라, 수사 관련 업무를 극히 예외적으로 담당하는 행정부의 공무원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법(司法)’적 업무의 일부를 담당하는 검사의 지휘를 폐지하는 것은 사법절차의 일부인 수사과정에서 적법절차 위반으로 인한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그러므로 특별사법경찰에 대해서는 검사의 수사지휘가 유지되어야 한다.

다섯째, 검찰개혁과 보완수사권의 문제는 정치공학의 논리가 아니라 사법절차의 법리에 따라 결정되어야 한다.

수사절차는 사법절차인 형사절차의 첫 단계이다. 따라서 검찰개혁과 보완수사권 등의 현안은 정치적 이해관계가 아니라 사법절차의 법리에 따라 결정되어야 한다. 보완수사권 전면폐지에 반대하는 의견은 모두 정치적 진영이 달라서 그렇다는 이분법적 사고로, 국민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는 형사소송법의 개정을 충분한 숙의 없이 ‘속전속결’로 밀어붙이는 ‘개혁’의 방식에 대해 우리는 심각한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전국 형사법 전공 학자 62인 일동

강동범(이화여대), 강수진(고려대), 고명수(서울대), 권오걸(경북대), 김대원(인하대), 김두원(경성대), 김미라(부산대), 김봉수(전남대), 김상현(고려대), 김성돈(성균관대), 김성룡(경북대), 김웅재(서울대), 김정한(영남대), 김정현(부산대), 김지연(서강대), 김한균(형법원), 김혁돈(가야대), 김환권(경희대), 김희균(서울시립대), 도규엽(상지대), 류경은(고려대), 문지선(경북대), 민수영(한국외대), 박상민(한국여성정책연구원), 박세영(한양대), 박용철(서강대), 박재평(충북대), 박정난(연세대), 박찬걸(충북대), 박형관(가천대), 선종수(동아대), 안창인(영남대), 원재천(한동대), 원현호(충북대), 윤소현(건국대), 이경렬(성균관대), 이근우(가천대), 이상원(서울대), 이성대(한세대), 이성민(서울대), 이수진(동서대), 이순옥(중앙대), 이원상(조선대), 이정민(단국대), 이종수(서강대), 이창온(이화여대), 이창원(충남대), 이창현(한국외대), 장성원(세명대), 장진환(형법원), 정승환(고려대), 정종헌(이화여대), 정지훈(부산대), 조지은(영남대), 최민준(이화여대), 최성진(동의대), 최호진(단국대), 하태영(동아대), 하태인(경남대), 한명관(세종대), 허황(동아대), 홍진영(서울대)

(이상 62명, 26. 7. 30., 14:30 현재) 17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