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책] 여섯 개의 수, 우주는 수학이다, 중력에 대한 거의 모든것
요새 고민거리가 많아, 오랜만에 과학 도서 코너의 책들을 다시 꺼내 읽었다.
몇 권의 책을 의식의 흐름처럼 이어 읽으며 이런저런 생각들을 정리해 보았다.
처음 읽은 책은 천체물리학자 마틴 리스의 《여섯 개의 수》였다.
읽다 보니 조금 더 구체적인 물리 상수와 우주론의 배경이 궁금해져 제임스 D. 스타인의 《우주는 수학이다》를 읽었고, 마지막으로 중력 이론 자체를 좀 더 이해하고 싶어 마커스 초운의 《중력에 대한 거의 모든 것》까지 이어졌다.
《여섯 개의 수》는 우주를 결정짓는 여섯 개의 숫자에 대한 책이다.
마틴 리스는 중력과 전자기력의 비율 N = 10^{36}, 핵융합 효율 ε = 0.007, 우주의 평탄도와 관련된 Ω, 암흑에너지 비율 λ, 초기 우주의 밀도 요동 Q = 10^{-5}, 그리고 공간 차원 D = 3 같은 값들이 아주 조금만 달라져도 현재와 같은 우주와 생명체는 존재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책의 흥미로운 점은 단순히 숫자를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별의 생성과 수명, 은하의 형성, 우주의 구조 같은 문제들이 결국 몇 개의 상수와 비율 위에 서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는 데 있다.
이후 읽은 《우주는 수학이다》에서는 이러한 이야기들이 좀 더 구체적인 물리 상수들로 확장된다.
중력상수 G, 광속 c, 플랑크 상수, 허블 상수, 찬드라세카 한계 등 현대 물리학을 구성하는 핵심 상수들이 어떻게 발견되었고, 과학자들이 어떤 방식으로 이 숫자들을 측정했는지를 대중적인 방식으로 설명한다.
마틴 리스의 책이 “우주를 결정짓는 몇 개의 숫자”에 초점을 맞췄다면, 스타인의 책은 그 숫자들이 실제 과학사 속에서 어떻게 등장했는지에 더 가까운 느낌이었다.
두 책 모두 후반부에서는 결국 중력과 우주론의 문제로 이어진다.
하지만 읽다 보니 뉴턴 역학에서 일반상대성이론으로 이어지는 중력 자체의 설명이 조금 더 필요하다고 느껴졌고, 그래서 자연스럽게 《중력에 대한 거의 모든 것》을 읽게 되었다.
마커스 초운의 책은 뉴턴의 만유인력부터 아인슈타인의 시공간 개념, 블랙홀과 우주 팽창까지를 비교적 직관적으로 설명한다. 앞서 읽은 두 권이 “우주를 설명하는 숫자들”에 대한 이야기였다면, 이 책은 그 숫자들이 실제로 어떤 물리 법칙 위에서 작동하는지를 연결해 주는 느낌이었다.
세 권을 이어 읽으며 가장 흥미로웠던 점은, 결국 현대 우주론이 몇 개의 단순한 숫자와 상수 위에 세워져 있다는 사실이었다.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별, 원소, 생명체, 그리고 우주의 구조조차 아주 미세한 비율의 차이에 의해 결정된다는 점은 여전히 신기하게 느껴진다.
우주에 대한 생각을 하다 보면 이상하게 현실 고민들이 조금 멀어진다.
아마 그래서 내가 주기적으로 우주론 책들을 다시 꺼내 읽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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