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설사의 일상] 아버지를 따라 일을 갔어요. 저희 아버지는 목수십니다

in #kr-daily8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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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설사입니다
저는 내일 6시에 일어나야하는데 벌써 12시 반이 훌쩍 넘는 시간이네요
여러분들은 오늘 어떤 하루 보내셨을지도 궁금하군요

저는 오늘 아버지를 따라 아버지께서 일하고 계신 현장을 가봤습니다
예전에도 몇 번(한 손으로 셀 수 있을 정도로) 따라 나선 적이 있었는 데, 뭔가 오늘 처럼 본격적으로 나선적은 없었기에 뭔가 기록으로 남기고 싶었어요

아버지를 따라 일을 갔는데, 왜 사진은 공연장 사진이냐구요?

맞습니다 여러분.
사진 속에서 보이는 부분들은 아버지께서 두 달에 걸쳐 작업한 것이라고 합니다

저는 옆에 나무들을 붙여둔 것만 작업한 줄 알았는데
저기 보이는 천장도 사실은 합판을 다 대고, 둥근모양으로 깎아서 붙이고 그 위에 하얀 페인트(페인트는 아니고 무슨 다른 물질이었는데 기억이 안나네요 ㅠ) 두 세번을 바른 것이라고 하더군요.. 저는 그냥 시멘트 천장인 줄 만 알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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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공연장이다 보니 방음이 상당히 중요한 부분인데
안쪽으로는 방음 천을 다 넣고 그 위로 이런 장식을 하셨어요

뭔가 저희 아버지가 즐겨쓰시는 무늬가 나서 반가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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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으로 봤을때 규모는 엄청 컸는데 사진으로 보니 작아보이네요
그래서 사람을 찍어봤어요

사진에 사람들이 보이나요..? 뒤에서 두번째 계신 분이 저의 아버지입니다

아빠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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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6시반에 아버지와 같이 출발해서 당일 5시까지 일을 했어요
체력적으로 힘든게 느껴졌습니다

사실 지금도 너무너무 힘든데 집념의 포스팅을 하고 있어요
아 그런데 제가 무슨 일을 했냐구요?

저는 기술이 없다보니 그냥 잡일을 주로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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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두께가 15미리짜리 합판입니다
엄청 두껍고 엄청 무거워요 ㅎㅎㅎ
등으로 짊어져야 겨우 들만한 무게였어요(사실 무게보다는 폭이 엄청 커서 드는 것 자체가 힘들더군요)
이 친구를 1층에서 작업을 할 2층까지 옮기는 것이 제 일이 었는데 말이 좋아 2층이지 대공연장이다보니 사실상 3층 높이였어요..
오전-오후 일을 해서 65장 정도를 올리고 ( 이중에 25-30장은 그래도 삼촌이 도와줘서 겨우 끝냈네요 ㅠㅠ) 그 뒤로도 바닥에 합판까는 작업을 도왔어요..!

내일또 30장정도를 올려야 한다던데.. 몸살이 나지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지금도 살짝 근육이 땡기는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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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일 다 끝나고 아버지가 고생했다고 고기를 사줬어요
오랜만에 아버지와 술잔도 비웠네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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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을 움직이는 걸 굉장히 귀찮아하는 저로써는 이 일이 고된 일이었지만, 그래도 아버지가 하시는 일을 가까이서보고 같이 일할 수 있다는게 굉장히 새롭고 기뻤어요

사실 저는 초등학생 때부터 아버지가 목수신게 굉장히 자랑스러웠습니다.
그때는 어린 마음에 ‘흔치않은 직업’이라는 이유였지만, 지금은 그냥 저희 아버지가 제 아버지 인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그 누구보다 유쾌하시고 장난기도 많으시고 일에있어서는 실력도 있고 저를 믿어주시고 등등.. 말이죠!

아무튼, 그래서 여러분들께 자랑하려고 이 이야기를 썼어요

우리 아빠 멋있다고요

사실 자랑할라면 책 한 권도 부족한데, 제가 너무 피곤해서 더 쓰기가 힘이드네욬ㅋㅋ
(저질 체력.. 죽어..)

아무튼 오늘 새벽에 반쯤 감긴 눈으로 쓴 글을 읽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다음날도 평일인데, 다들 행복한 일들만 가득했으면 좋겠어요

저는 합판을 날라야해서 자러가겠습니다!
아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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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장을 가면 가끔 공연장의 웅장함과 디자인, 섬세한 무늬, 목조 장식 등에 매료될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단한번도 이것을 누가 만들었을까에 대해서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 저희 아버지께서도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일을 하시지만 본인의 이름을 새겨본 적은 없을 껍니다. 저는 이렇게나마 기록을 통해서 아버지가 만든 것을 알리고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그냥 철없고 어린 마음에 쓴 그런 글 입니다 새벽이라 그런지 뭔가 울적해지네요

이런 공연장 같은데를 직접 가셔서 시공하시는 거였군요! 저는 지금껏 목수라면 공방 같은데만을 상상해왔는데.. 이런 큰 규모의 일도 진행하시는지 몰랐네요. 누군가는 아버님의 노고를 알아봐주시고 좋아해주실 거에요^^! 울적해할 일이 아니고 자랑할 만한 일이죠!! 멋진 작업물 잘 봤습니다

헝 ㅜㅜ감사합니다 ㅜㅜ 말씀 너무 이쁘게 하셔요..(감동) 맞아요 율적할깨 아닌데 왜 제가 울적해했을까요 ㅠ

크.. 저게 다 목재였다니..
저도 다음부터 공연장에 간다면 지금까지와는 다른 감정이 들 것 같네요.
멋진 포스팅 감사합니다 ^0^

공연과 예술을 사랑하는 이달님께 영향을 주는 포스팅을 썻다는 것 만으로 만족합니다^_^ 감사합니다 이달님

공연장을 만들어 내는 일 또한 예술이네요. 잘 쉬시고 내일 합판 다치지 않고 나르시구요.

ㅎㅎ.. 오늘은 더 힘드네요 뭉쳐가지고..
공연장을 만들어 내는 일 ‘또한’ 예술이라는 말씀이 제가 전달하고자 했던 바입니다 ㅜ 두서없는 글에서 완벽하게 캬치해 내셧군요..!(언어능력 100점)

아버지의 일터에 나가 직접 돕는 순간에서야 아버지의 힘든 노고를 깨닫게 되는 것 같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설사님^^ 푹 쉬세요.

맞는 말씀입니다 케이지콘님..사실 제가 하루 했다고 해서 아버지의 모든 노고와 고충을 알 수는 없겠지만, 정말 단편적인 조각에 불과할 수도 있지만, 이거 조차 저는 엄청힘들었는데 아버지는 얼마나 더 거친 삶을 살아 오셨다는 걸까요.. 히잉

작업 규모에 압도됩니다. 정말 멋진 아버지를 두셨군요. 하얀 페인트라 하심은 아마 젯소가 아닐까 싶네요. 아버지의 일을 돕는다는 건 아들에게는 정말 특별한 경험이죠. 최고의 시간을 보내신 것 같습니다.

몸이 남아나질않지만(파드드드득) 제겐 정말 엄청난 경험이었네요 아버지와 조금 더 가까워진듯합니다
젯소 맞지않을까싶어요 목공쪽일울 해보셨나봐요!!
(이벤트 글을 다 확인 못해서 댓글 따로 달지못하 죄송합니다 ㅜ 얼른얼른 확인하고 댓글남길께여 잉잉)

와 이런 시공작업은 처음 봐요. 아버지께서 정말 고생이 많으세요. 근데 그만큼 멋진 작업이네요 !!정말 감탄했어요 :) 그리고 아버지에 대한 설사님의 사랑도 느껴지니 훈훈합니다 :)

아버지나 저나 경상도사람이라 그렇게 감정표현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느끼셨다니.. 조금 부끄럽네요 헤헤.. 라나님 언제나 감사합니다..!!

와, 멋지십니다. 공연장 안을 저렇게 나무로 시공하는 거였군요.
안 해보던 일이라 내일 몸살나지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만, 젊으시니 괜찮을 겁니다!! 아버님과 함께 아버님 일터에서 일을 해본다는 게 참 근사하면서도 뭔가 감동적이네요. 김설사님이 아버님을 자랑스러워하시는 만큼 아버님도 설사님을 자랑스러워 하실 것 같습니다.
이런 멋진 글은 많이들 보셨으면 해서 @홍보해요

앗 살아온 나이는 젊은데 신체 나이는 이미 팔순을 넘엇어봅니더..!(온몸이 파사삭) ㅋㅋㅋ 농담이고 그래도 오랜만에 몸쓰느까 나름 재밌었어요 ㅋㅋㅋ
아버지가 표현이 서투셔서 말을 안할뿐이지 저를 자랑스뤄워하시겟죠? 감사합니다 브리님 홍보도 너무 감사해요

@kimsursa님 안녕하세요. 아리 입니다. @bree1042님이 이 글을 너무 좋아하셔서, 저에게 홍보를 부탁 하셨습니다. 이 글은 @krguidedog에 의하여 리스팀 되었으며, 가이드독 서포터들로부터 보팅을 받으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가이드 독님!!

저절로 엄마미소가 지어지네요ㅎㅎ 저도 저희 남편도 저희 아이들에게 자랑스러운 부모가 되어야겠다는 급다짐을 하는 순간이었습니다 ㅋ

앗 제 글을 보면서 그런 다짐을 하셨다니..하하 어찌보면 저는 정말 부모님께 잘하고 있지 않는데 말이죠.. 하하.. 그래도 좋은 부모가 되겠다는 마음가짐은 언제나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응원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