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5-4 이란전쟁 65일차, 미국의 제3의 예상시나리오, 사태장기화로 동맹국 양털깍기, 우리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이란전쟁이 어떻게 전개될지는 아무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미국이 이란에 굴복하여 걸프 지역에서 물러날 것인지 아니면 군사공격으로 이란을 굴복시키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는지 지금의 상황에서 단언하기는 불가능하다. 필자는 이 두가지의 선택지 중에서 미국의 새로운 군사공격의 가능성이 더 높지 않나 생각하고 있다. 누차 이야기한 것처럼 미국이 이 시점에 이란에 굴복하면 전세계적인 패권붕괴의 도미노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란에서 물러나면 중국에 대한 봉쇄나 견제같은 전략은 무의미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의 입장에서는 어떤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걸프 지역에서의 주도권을 다시 장악해야 한다. 최소한 전쟁이전의 상태로라도 되돌려야 하는 것이다.
필자는 최근 미국의 움직임을 보면서 위에서 말한 두가지 이외의 새로운 선택지를 고려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추측을 해보고 있다. 그것은 미국이 아예 호르무즈 해협을 계속 봉쇄함으로써 전세계적인 경제붕괴와 공황같은 사태를 촉발시키는 것이다. 미국의 대외정책을 전망할때는 반드시 미국 자본의 입장과 움직임을 고려해야 한다. 미국의 1970년 중반이후 추진한 신자유주의도 결국 미국 금융자본의 이익을 위한 것이었다. 미국은 중국을 세계경제 체제에 편입시키고 자국 노동자들의 일거리를 해외로 이전시켰다. 신자유주의가 무슨 거창한 이념적 배경이 있는 것 같지만, 그 본질은 미국 금융자본이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시키기 위한 방편에 불과했던 것이다.
이렇게 보면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트럼프가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를 장기화하면서 사태를 길게 끌고 나가는 이유를 파악하기 어렵다. 필자는 항상 이상한 조치와 행동에는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이유와 배경이있다고 언급했다. 미국이 이란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세계 경제가 붕괴될 것이라는 것은 모두 다 알고 있다. 앞으로 1달 혹은 2달 이후면 석유값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는 두눈하나 깜짝하지 않고 미국의 정유업체를 불러 사태의 장기화를 언급하기도 했다.
필자는 이제까지 이란이 상황을 장기로 끌고가서 미국과 서방의 경제를 직접 타격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만일 미국이 사태를 장기적으로 끌고가서 세계경제를 붕괴시킬 경우는 어떻게 될 것인가?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미국의 전략적 경쟁국가들은 이란전쟁의 장기화로 인한 피해를 별로 입지 않는다. 중국과 러시아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사우스의 주요국가들은 대공황과 같은 사태가 오더라도 별로 피해를 입지 않는다.
가장 심각한 피해를 입는 국가들은 유럽과 동아시아의 일본 그리고 한국과 같은 국가들이다. 만일 경제위기가 금융위기로 확대되면 소위 미국의 동맹국가들은 모두 치명적 피해를 입게되고 기업들은 줄도산을 하게 될 수도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 미국의 금융자본은 알짜배기 기업들을 사냥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이하게 된다. 미국의 금융자본은 헐값으로 유럽과 아시아의 주요기업들을 차지할 수 있는 것이다.
미국은 엄청난 국력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자신들이 생각하는 것을 거의 모두 실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물론 전쟁을 통한 목적달성은 그리 쉽지 않지만, 경제적인 방법과 수단으로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은 매우 쉬운 일이다. 미국은 전세계를 경제위기에 몰아넣고 이로 인한 이익을 모두 차지할 정도의 능력을 가지고 있다.
미국 이외의 국가들은 이런 상황에 충분하게 대비해야 한다. 특히 한국같은 국가들은 미국이 이런 방식으로 나올 경우 매우 취약할 수밖에 없다. 만일 미국이 이런 방식으로 나오게 되면, 한국은 과거의 IMF와는 비교도 안되는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한국의 당국자들이 이런 방식의 시나리오에 대해서도 충분하게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기를 바란다. 트럼프 등장이후 이미 국제사회는 말 그대로 약육강식의 세계로 변해버렸다. 기존에 우리가 의지했던 동맹이란 것도 더 이상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우리를 옭매는 족쇄가 되고 있다.
지금의 안보상황, 조선이 미국을 직접 타격할 수 있는 핵능력을 보유한 상황에서는 한미군사동맹이라는 것도 실제적으로 무의미하다. 조선의 핵을 미국의 핵으로 억제할 수는 없다. 우리는 핵이외의 방법으로 조선의 핵을 억제해야하고, 조선이 핵을 사용할 수 없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필자는 이런 방안을 ‘인문지리적 억제’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미 기존의 안보개념으로는 한국의 안보를 보장할 수 없는 상황이 도래했다. 이제부터는 생각을 바꾸고 관점을 바꾸어야 한다. 변화는 잘 적응하고 대응하면 기회가 되지만, 변화를 거부하면 위기가 된다. 지금 한국은 위기와 기회사이에서 머뭇거리고 있다. 기회를 위기로 만드는 자들이 한국의 안보정책과 대외정책을 주도하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제3의 시나리오에 대한 준비를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