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박두(開封迫頭) - [영화의전당] 2026 로컬 픽, 시간과 빛(부산로컬시네마 데이) (2026 Local Pick, Bright Time(Busan Local Cinema Day)) (2026.06.26)


2026 로컬 픽, 시간과 빛(부산로컬시네마 데이)


2026 Local Pick, Bright Time(Busan Local Cinema Day)


[6월] 영화와 나: <셀프 테이프> <한퇴골> <눈 내리는 봄날> <벌레들>

🎬영화를 만드는 일은 무엇으로 가능해질까요. 자본? 장비? 기술? 6월의 로컬 픽, 시간과 빛은 거기에 필요한 조건들을 나열해도 쉽게 목록에 오르지 않는 것에 주목합니다. 네 편의 단편과 함께 창작자들이 생각하는 영화, 그리고 독립영화를 가능하게 하는 조건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영화가 사랑하는 일이 되면 함께 하는 사람들, 지속되는 관계들이 작품의 일부가 됩니다. <셀프 테이프>는 장르로는 스릴러와 미스터리로 규정되겠지만, 박천현이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편한 사람들’과 ‘사진을 찍듯’ 만든 작품입니다. 카메라 뒤에 있는 그의 모습을 떠올리며, 연출과 촬영을 동시에 하는 이만이 아는 어떤 순간들을 상상해 봅니다.

김경현의 카메라는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묶인 이들을 향합니다. 불편한 관계 속에서 카메라는 강아지와 세간살이를 담듯 인물들에게 다가갈 수 없습니다. 멀찍이서 다른 데를 보거나 사람들의 얼굴을 프레임 바깥에 놓아두곤 합니다. <한퇴골>은 현대의 명절 풍속도를 그리는 동시에, 그 사이에 흐르는 모자(母子)의 애정을 길어 올립니다.

많은 경우 스태프를 꾸리지 않고 홀로 영화를 만들며 직접 연기도 하는 김종한은 <눈 내리는 봄날>에서 박지혜, 임은욱 두 배우와 함께 합니다. 여전히 작품 곳곳엔 1인 제작자의 경험이 스며 있습니다. 창작의 곤란함을 마주하며 농담을 건네는 태도도 그답습니다.
“시나리오에 대한 제 생각을 말해도 될까요?”
“아니요”

카프카의 단편소설을 연상케 하는 <벌레들>은, 크레딧 대부분에 자신의 이름을 남기는 이하람의 단편입니다. 독립영화란 무엇일까. 해묵은 질문 앞에서 이하람은 상황이 충분하지 않아도 원하는 것을 끝내 획득해내려는 의지를 보여줍니다. 지난해 부산독립영화협회상을 수상한 이유이기도 할 것입니다.

독립영화의 조건은 부족함에 대한 것으로 말해지곤 합니다. 하지만 이 단편들을 보고 있으면 독립영화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지금 당장, 여기에서부터 시작해보려는 마음에 더 가까워 보입니다. 네 창작자들의 시간과 빛이 오래 이어지기를 바라며, 6월의 로컬 픽, 시간과 빛을 여러분께 전합니다.
(부산독립영화협회 사무국장 김지연)

  • 장소 : 인디플러스 영화의전당
  • 일시 : 2026년6월 26일 (금) 19:30
  • 티켓가격 : 균일 5,000원

자세한 내용은 영화의전당 프로그램을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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