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관 아빠’가 또 증거인멸…교사 불법촬영한 아들 휴대전화 폐기
경찰관이 가족의 범죄 증거를 인명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한다. 전북 전주의 한 현직 경찰 간부가 불법 촬영을 하다 덜미가 잡힌 고등학생 아들의 휴대전화를 폐기하는 등 증거를 인멸한 것이다. 이 사건은 최근 경찰청이 전국 경찰 가족 연루 사건을 전수 조사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28일 전주지검은 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지난달 경찰이 송치한 A(18) 군 사건의 공소제기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고등학생인 A 군은 지난 5월 여교사를 불법 촬영하려 한 혐의를 받는다. 피해 여교사는 A 군을 경찰에 고소했고, 이 사실은 A 군의 아버지인 B 경감에게 통보됐다. B 경감은 범행에 쓰인 것으로 추정되는 증거물인 A 군의 휴대전화를 폐기했다.
B 경감의 증거인멸 의혹은 최근 경찰청의 전수 조사 과정에서 드러났다. 이번 전수 조사는 최근 ‘장윤기 사건’ 수사 비위 의혹이 불거진 이후 경찰청이 경찰 가족이 연루된 사건 전반을 점검하는 과정에서 이뤄졌다. 전북경찰청은 B 경감의 증거인멸 정황을 포착하고 자택을 압수수색 하는 등 수사에 착수했다.
그러나 경찰 수사가 이뤄지더라도 현행법상 친족이 범인을 숨기거나 증거를 인멸하면 형을 면제하는 친족 특례 탓에 B 경감이 처벌받을 가능성을 크지 않다. B 경감도 이를 알고 있는 듯 경찰 내부망에 “압수수색 영장에 제 아이의 공범과 증거인멸을 교사한 자를 찾으면 처벌할 수 있다는 식으로 기재돼 있어 헛웃음만 나왔다”며 “설령 제가 증거인멸을 했다고 해도 처벌할 수 없는 사안인데, 조주빈이나 장윤기 사건에 빗대 수사당한다는 게 너무 억울하고 화가 난다”고 썼다.
경찰은 앞으로 B 경감이 동료 경찰관 등의 조언으로 증거인멸을 했는지, 일부 부서에서 조직적인 ‘짬짜미’가 있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증거인멸에 대한 친족특례는 있지만, 송치까지는 할 수 있으므로 계속 수사하겠다”고 전했다.
허시언 기자 hsiun@kookje.co.kr
계속하는 말이지만, 어떤 권력이든 독점은 올바르지 않습니다
서로 견제할 장치를 만들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