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8-2 사관학교 통합, 1,3군단 공용화기 삽탄문제 그리고 전작권환수에 대해 우리는 어떻게 생각해야 하나
군사적인 문제는 이념보다는 실질적 효과를 우선시해야 한다. 최근 한국군에 여러가지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육해공군 사관학교 통합문제, 1군단과 3군단의 전방경계진지에서 공용화기를 삽탄하지 않는 문제등이다.
요며칠동안 공용화기 삽탄 문제로 시끄러운 것 같다. 가만 보니 1,3군단장이 합참에 보고하지 않고 자의적으로 공용화기 삽탄을 하지 말라고 한 것으로 보도가 되고 있는데 그것은 말이 안된다. 1.3군단 전방 지휘관이 합참의 지시를 따르지 않았을 가능성은 사실상 전무하다. 당연히 전방군단의 작전대비태세의 변화는 지작사에 보고를 해야 한다. 합참은 지작사의 보고를 받았을 것이다. 군단의 전방경계태세 변경은 한국군에게 있어서 매우 중요한 문제다. 그래서 군단장이 함부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장관이나 합참의장이 지시를 했을 것인데, 그들이 책임을 회피하는 것 아닌가 하는 추정이 가능하다고 하겠다.
현재 한국군이 직면하고 있는 군사 및 국방관련 문제는 3군사관학교 및 전방군단의 경계태세 뿐만 아니라 전작권 환수에 관련된 문제도 있다. 필자의 의견을 결론부터 말하자면, 육해공군 사관학교 통합문제는 반대이며, 전방군단 경계태세 변경은 예비역 장성들이 모두 나서서 격분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필자가 3군사관학교 통합을 반대하는 것은 현대전의 양상변화를 고려해 볼때, 3군의 전력통합보다 각군의 전문성이 더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이란 지역적 특성을 고려해 볼 때, 특히 지상군은 해공군과의 합동작전 못지 않게, 지상군의 고유한 능력을 강화해야 할 필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 그것은 지금 진행되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보면 알 수 있다.
한편, 필자는 육군사관학교의 위치가 더 이상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미 태능은 서울의 중심으로 편입되고 있다. 사관학교가 있을 만한 위치가 아닌 것이다. 필자는 육군사관학교가 수도권에서 많이 벗어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 최근 들어 서울 주변의 인구도 줄어들고 있다. 그런 점에서 과거에 군부대가 많이 있었던 가평과 같은 지역에 육군사관학교를 이전하고 영천에 있는 3사관학교와 통합하는 것이 어떤가 한다. 3사관학교는 너무 외지고 육군사관학교는 너무 서울의 중심에 있다.
필자도 군문에 몸을 담았었지만, 지금 예비역 장성들이 전방 경계태세 변경에 격분하는 이유와 원인을 곰곰하게 생각해 보아야 한다. 군사적으로 볼 때 지금의 경계태세는 과거 북한이 공비를 보내던 때와 달리 그 중요성이 상당히 감소되었다. 그것은 전방철책지대에 대한 각종 감시장비가 잘 배치되어 있기도 하고, 북한이 대남공작 전략을 바꾸었기 때문이다. 이미 거의 모든 정보가 인터넷으로 공개된 상황에서 오늘날의 조선이 공비를 보내 철책을 넘어올 필요는 거의 없다. 조선은 그러지 않고도 충분하게 자신들이 필요로 하는 한국의 각종 정보를 모두 수집할 수 있다. 철책을 넘어 공작원을 남쪽으로 보내는 것은 비용대 효과면에서 너무 수지가 남지 않는 일이 되어 버렸다. 최근 조선이 한국에 철책을 통해 공비를 보내지 않는지를 잘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한국군이 고민해야할 것은 지금과 같은 전방의 경계태세를 지금처럼 유지할 것인가 하는 문제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란전쟁에서 드러나듯이 전쟁의 양상이 바뀌었다. GP와 GOP는 FEBA에의 결정적 전투를 위한 경계지역이라는 원래의 전술적 의미로 돌아가는 것이 현대전의 변화를 반영해 볼 때 옳은 일이다.
한국군이 GP와 GOP 경계작전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는 이유는 크게 두가지다. 첫번째는 과거의 경험 때문이고, 두번째는 전방경계작전은 평시작전권에 해당되어 한국군이 책임을 지는 유일한 군사작전 범위에 속하기 때문이다. 한국군이 전방 경계작전에 모든 역량을 다 투하하는 것은 전시작전권을 가지지 못한 군대의 기형적인 모습인 것이다.
한국의 군사적 실정을 고려하면, 한국의 예비역 장성들은 무엇보다 우선적으로 전작권환수를 강력하게 주장해야 한다. 전작권을 가지고 있지 않은 군대의 장군은 장군이라고 할 수도 없다. 중령급 이상 장교는 작전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실행하는 데서 그 능력이 배양된다. 한국군 장군들은 전작권행사에 관여하지 못하므로 미군의 경우에 비추어 중령급이하의 군사적 식견을 가질수밖에 없다. 정상적인 군대를 지휘하려면 장군과 고급장교들은 엄청난 공부를 해야 한다. 그러나 한국군 장군들이나 고급 장교들은 그럴 필요가 없고 그럴 이유가 없다. 그 이유를 한마디로 지적하자면 전작권을 가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국군에서 고급장교로 올라가면 갈수록 군사적 역량보다는 부대관리와 상급자의 눈에 들기위한 아부가 중요해졌다. 능력은 전혀 중요하지 않다. 한국군에서 연대장이나 사단장 그리고 군단장이 훈련과 연습을 잘해서 진급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한국군에서 출신지역과 임관구분에 따른 비율에 따라 진급을 하는 것은 전작권이 없기 때문이다. 미군의 경우에도 임관구분에 따라 비율을 정해서 진급을 시키지만, 그래도 역량과 자실이 현격하게 떨어지는 사람을 오로지 비율만으로 진급시키지는 않는다. 그러나 한국군에서는 그런 일이 비일비재하게 벌어진다. 결국 전작권을 한국군이 보유하지 못한 피해를 가장 많이 입는 것은 유능한 장교인 것이다.
과거 전작권환수가 논의되기 이전에는 한국군 스스로 독자적인 작전수행능력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했었다. 역대 합참의장들은 미군은 언젠가는 철수할 것이므로 한국군 단독 작전능력을 갖추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부족하지만 합참주도로 작전계획도 수립하고 합참 단독의 연습도 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노무현 정권이후 전작권 환수논의가 시작되면서 그런 움직임이 모두 사라졌다. 오히려 한국군 고위급 장성들의 독자적인 전쟁수행능력 의지가 더 떨어진 것이다. 이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전방 군단에서 공용화기에 삽탄을 하든 안하든 그것은 한국군의 군사적 상황을 고려해 볼 때 그리 중요한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철책을 마주하고 있는 조선군과의 우발적 군사적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충분히 고려할 수 있는 일이다. 그리고 한국과 조선군이 같이 협의를 해서 공용화기 삽탄을 하지 않도록 논의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전방의 경계작전도 완전하게 개념을 바꾸어야 한다. 지금처럼 인력을 투입하기 보다는 자동화해야 한다. 지금같은 상황에서 전쟁이 발발한다면 전방 GOP에 있는 벙력들은 30분에서 1시간도 되지 않아 모두 전멸할 것이다. 전방 GOP는 1980년대 이후 제대로된 요새화 작업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병사들이 살고 있는 막사는 그야말로 포탄 한방이면 모두 날라갈 정도의 허접한 시설이 대부분이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보여주는 바와 같이 만일 전쟁이 발발한다면 전방의 병사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생존성을 어떻게 확보하는가 하는 것이다.
예비역 장성들이 정말 고민하고 주장해야 하는 것은 전방에서의 생존성 문제와 같은 것이고, 변화하는 작전환경에 따라 지금의 군사대비태세를 어떻게 바꾸어 가야하는가 하는 문제인 것이다. 1군단 3군단에서 중화기 삽탄을 하는 것과 안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
한국군이 직면한 문제는 산적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한국군 예비역 장성들은 여전히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말 한국군 예비역 장성들이 고민해야 할 문제는 전작권을 얼마나 빨리 환수해서 한국군이 독자적 전쟁수행 능력을 확보하는가 하는 것이다. 장군이 고민해야 할 부분을 도외시하고 대위와 소령 중령이 고민해야 할것에 과몰입하는 것이 현재 한국군의 문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