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5-2 이란전쟁 63일차, 태풍전야의 고요함 속에서 드러나는 미국 패권의 결정적 붕괴국면
이란전쟁은 이른바 태풍전야의 고요함과 같은 상황을 유지하고 있다. 서로 설전이 오가고 있지만 아직 군사적 충돌로 비화되지는 않고 있다. 미국은 다시한번 군사작전을 준비하고 있는 것 같지만, 이번에 작전을 재개하더라도 이란을 굴복시키는 것을 불가능한 상황이다. 문제는 이번에 군사작전을 하고 다시 요구하는 성과를 거두지 못할 경우, 미국은 이지역에서 영향력 상실을 물론 전세계적인 수준에서의 패권의 치명적 약화라는 결과가 초래될 것이라는 점이다.
이란의 입장에서는 이번에 미국의 공격을 격퇴하면, 역내에서 완전한 패권을 확대할 수 있다. 이란은 만일 미국이 다시 공격한다면, 걸프지역의 왕족을 직접 타격할 것임을 밝히고 있다. 걸프지역의 왕정을 종식시키겠다는 의미다. 이란은 단순하게 걸프 국가 왕족을 위협하는 정도에서 그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왕정을 종식시키고 공화정을 만드는 것이 이란이 추구하는 이슬람 혁명의 가장 중요한 목적중 하나라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란의 관점에서 볼때 걸프지역 왕정은 미국을 위한 매판정치세력에 불과한 것이다.
트럼프가 이란을 굴복시키기 위한 옵션은 전무하다. 군사적 타격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도 이란을 굴복시킬 수 없다.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고 있지만 이란은 내륙을 통해 석유를 판매하고 교역을 하면서 생존을 유지하고 있다. 시간이 가면 갈수록 미국과 서방의 어려움을 점점 더 가중될 것이다.
5월 1일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즈에 따르면 석유 전문가들의 전망은 아래와 같다.
원유 트레이딩 업체 군보르의 프레데릭 라세르 리서치 팀장은 "우리에겐 몇 달은 없다"며 각국이 연료 사용을 중단해야 하는 '엄청난 고통'이 찾아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단순한 주유소 휘발유 가격을 넘어 산업이 문을 닫고 경기후퇴(recession)에 진입하게 된다"며 "그런 변곡점은 6월"이라고 예상했다.
컨설팅사 에너지애스펙츠의 암리타 센 창업자는 전쟁이 6월 말까지 계속된다면 모든 재고가 바닥날 것이라면서 "유가는 부르는 게 값이 될 거다. 완충지대가 없다"며 "원유와 석유제품 모두 심각한 (가격)상향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브렌트유 선물 가격을 배럴당 150∼200달러로 예상했다.
길어도 두달이후면 모든 산업이 문을 닫고 경기후퇴에 진입하게 된다는 말이다. 이런 상황이 오더라도 변함없이 견딜 수 있는 국가는 이란이다. 이란이 승리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이런 상황에서 필자가 궁금한 것은 중국과 러시아의 움직임이다. 미국의 군사적 행동이 예상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과 러시아가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잘 감지되지 않는다. 최근까지 두드러진 움직임이라면, 중국, 러시아, 조선의 국방안보 책임자들이 협의를 했다는 것 정도다. 앞으로의 사태에 이들 국가의 대응이 결정적인 변수가 될 가능성은 매우 높다.
필자는 이제까지 계속해서 언급한 바와 같이 미국이 그냥 물러설수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미국은 이런 파멸의 구렁텅이에서 빠져나오기 어렵다는 것이다. 만일 이렇게 되면 우리가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빨리 미국의 전세계적인 영향력이 약화될 것이다. 이란 전쟁이 발발하기 전만해도 앞으로 10년 정도는 미국이 지금과 같은 영향력을 유지할 것이라고 보았다. 그러나 만일 석유전문가들이 말한바와 같이 6월의 변곡점까지 미국이 지금의 상황을 타파하지 못하면, 미국은 불과 몇달안에 심각한 영향력이 상실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상황에서 이재명 정권은 미국이 주도하는 소위 호르무즈 연합체와 영국과 프랑스가 주도하는 다국적군에 참가한다고 한다. 이재명 정권은 어제 트럼프의 연합체 언급이 나오자 마자 바로 화답하듯이 참가를 검토한다고 발표했다. 이재명 정권의 이런 대응은 매우 성급하고 경솔하다. 미국의 한국에 대한 영향력을 고려해 볼 때, 참가하겠다는 답을 하는 것이 불가피하더라도 트럼프가 말을 끄내자 마자 참가한다고 발언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아무리 참가한다고 하더라도 한국내 여론을 반영한다는 흉내라도 내는 것이 정상이기 때문이다. 한국이 이런 결정을 한 것은 위성락과 조현과 같은 친미사대 매판세력이 미국의 영향력 약화가 자신들의 운명을 위협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앞으로 사태의 장기화는 불가피하다. 이란은 지금과 같은 상황을 계속 이어나갈 생각일 것이다. 한국이 대비해야 하는 것은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통항이 아니라 지금 걸프해에 붙들려 있는 26척의 유조선을 빼내 오는 일이다. 상황이 언제 종료될 것인지는 지금 단계에서 예단하기 어렵다. 정상적인 국가권력이라면 사태의 장기화에 대비하여 유조선을 빼내는 것이 관건이다. 이미 일본은 이란에 통행료를 지불하고 유조선을 빼내온 것으로 알고 있다. 일본이 하는데 한국이 못할 이유는 전혀 없다. 만일 이러다가 다시 미국이 군사작전을 개시하면 한국은 이도저도 못하는 상황에 내몰리게 된다.
한국의 정보기관과 안보부서는 지금의 상황을 냉정하게 그리고 합리적이고 객관적으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현재의 내부상황을 전혀 알 수 없지만, 언론을 통해 감지되는 분위기가 그렇다는 말이다. 모든 정책의 출발점은 냉정하고 객관적인 상황판단이라는 것을 정권 담당자들이 유념하길 바란다.
정말 유감스런 것은 미국은 지금의 파국에서 빠져나올 길이 없다는 것이다. 필자는 이란 전쟁이 발발하고 나서 이 사태를 해결하는 방법은 이란이 미국의 체면을 살펴주고 이란은 조용하게 실리를 챙기는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지금 이란은 미국에게 물러설 수 있는 최소한의 핑계거리도 주지 않으려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