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제

in #kr-diary21 hours ago

예상은 했지만, 결국 하루가 통째로 삭제되어 버렸다.

내일도 오전에는 정신이 없을 것 같고, 목요일도 이것저것 일정이 잡혀 있다고 한다. 해야 할 일들은 쌓여 있는데 정작 내 시간을 내가 쓰지 못하는 기분이 들어 씁쓸하다.

오늘도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듣고, 시간도 많이 썼다. 하지만 하루를 돌아보니 내가 무언가를 해냈다는 느낌보다는, 여러 상황에 끌려다니기만 했던 하루였던 것 같다.

회식도 겨우 끝났다. 3차까지 이어질 분위기였지만 어떻게든 빠져나와 방금 방에 들어왔다. 씻고 나서 오늘 있었던 일들을 하나씩 기록하다 보니, 머릿속에는 온갖 잡생각이 가득하다.

어제는 많이 걸은 덕분인지 몸이 피곤해서 금방 잠이 들었다. 하지만 오늘은 다르다. 속도 불편하고 마음도 편하지 않다. 몸보다 마음이 더 지쳐 있는 밤인 것 같다.

그래도 이런 날이 계속되지는 않을 것이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그 한마디를 되뇌며, 오늘처럼 삭제되어 버린 하루도 언젠가는 웃으며 돌아볼 수 있기를 바라본다. 내일은 조금이라도 내가 선택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하루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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