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국립공원의 막내, 사패산-4 제1보루(想像峰), 쪼갠바위, 큰독수리바위
북한산 국립공원의 막내, 사패산-4 제1보루(想像峰), 쪼갠바위, 큰독수리바위
인간이 아무리 적응력이 뛰어난다고 한들, 의지가 없으면 아무것도 아니다. 도무지 안 될 것 같은 일도 의지만 있다면 가능해진다. 30대 시절, 내가 다니던 수영장에는 철인 3종 경기를 하는 선수가 있었다. 그가 함께 철인 3종에 도전해 보자고 했을 때, 나는 단칼에 거절했다. 수영 3.9km, 사이클 180km, 마라톤 42.195km라는 코스 설명만 듣고도 숨이 막힐 것 같았기 때문이다. 도저히 인간의 영역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런 내가 48세가 되던 해, 철인 3종에 도전하겠다고 마음먹었다. 3km 바다 수영 대회에 참가했을 때였다. 나보다 수영 실력이 터무니없이 부족해 보이는 이가 철인 3종 선수라는 말을 듣고, '저 친구도 하는데 내가 못 할 이유가 없지' 하는 오기가 생겼던 것이다.
제1보루(第一堡壘: 想像峰)
사패산에는 세 개의 보루가 있다. 정상부를 중심으로 여러 작은 봉우리에 나뉘어 자리 잡고 있는데, 그중 제1보루는 사패산 정상에서 동쪽으로 약 1.3km 떨어진 능선 봉우리(해발 355m)에 위치한다. 능선을 따라 북동에서 남서 방향으로 길게 펼쳐진 형태다. 이 산을 지나면 곧바로 한양(서울)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과거 중요한 군사 방어 진지 역할을 했다.
제1보루의 또 다른 이름은 상상봉(想像峰)이다. 유독 제1보루만 상상봉이라 불린 이유는 굳이 오랜 역사적 사료를 뒤지지 않아도 어렴풋이 알 것 같다. 다른 보루에 비해 경관이 유달리 뛰어나고 멋진 기암괴석이 즐비하기 때문이다. 무언가를 상상하게 만드는, 혹은 특정한 형상을 연상시키는 봉우리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듯하다.
보루의 둘레는 263m이며, 가장 긴 지름은 90m 내외다. 동쪽은 아찔한 암벽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남서쪽에는 높이 5m, 너비 7~8m 크기의 석축 흔적이 남아있다. 남쪽에는 높이 3m·너비 3.5m, 북쪽에는 높이 5m·너비 1m 정도의 석축이 잔존해 있다. 유적 곳곳에서는 지름 15cm 안팎의 기둥 구멍이 발견되며, 보루 내부에서는 고구려계 토기 조각(황갈색 및 회흑색 대형 항아리 파편)이 출토되었다.
쪼갠바위(원숭이바위)
이름 그대로 커다란 바위 두 개가 칼로 두 토막 낸 듯 갈라져 있는 특징적인 형태를 띠고 있다. 쪼갠바위의 오른쪽 암봉은 특정 각도에서 바라보면 원숭이의 이목구비와 묘하게 닮아 있어 '원숭이바위'라는 별칭으로도 불린다.
큰독수리바위(양머리바위)
날개를 웅장하게 펼친 큰 독수리의 형상을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일명 '양머리바위'라고도 불리는데, 독수리바위 바로 앞쪽에 양의 머리와 유사하게 생긴 바위가 조용히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 바위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제법 가파른 암벽을 직접 올라야 한다. 손으로 잡거나 발을 디딜 만한 틈이 거의 없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공포란 인간이 위험을 사전에 인지하고 방지할 수 있도록 신이 내린 선물'이다. 물론, 그 선물의 무게와 공포 지수는 사람마다 다르게 느껴지겠지만...
바위를 쪼갠 신의 솜씨에 경의를 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