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국립공원, 도봉산-8 해골바위

in #kryesterday

b-DSC05635.JPG

북한산 국립공원, 도봉산-8 해골바위

사랑은 기다림이다. 아무리 '빨리빨리'를 외쳐도 세월의 무게가 더해져야 비로소 결실을 맺는다. 4년 전 정원에 왕대추나무 두 그루를 심었다. 하지만 지난 3년간은 고작 볼품없는 대추 몇 알만 달릴 뿐이었다. '나무 살 돈으로 대추나 사 먹을걸' 하고 은근히 후회하던 참이었다.

b-DSC05660.JPG

b-DSC05669.JPG

b-DSC05671.JPG

그런데 올해는 대추나무가 기적처럼 부쩍 자라더니, 가지가 무거울 정도로 대추가 주렁주렁 열렸다. 운동이나 기술이 정체기를 거쳐 어느 순간 계단식으로 도약하듯, 식물 역시 성장의 임계점을 넘어서면 단숨에 결실을 맺는 모양이다. 이제는 한 가지에 달린 대추조차 다 세지 못할 만큼 풍성하다.

b-DSC05677.JPG

b-DSC05684.JPG

b-DSC05673.JPG

산길을 걷던 중 Y가 해골바위에 들를지 물었다. 여러 번 찾아온 곳이니 이번은 그냥 지나쳐도 된다는 배려였다. 하지만 조금 가파른 비탈을 오르는 수고를 하더라도 그냥 지나칠 순 없었다. 도봉산을 무수히 오른 이라 할지라도 해골바위를 실제로 본 사람은 손에 꼽을 것이다. 일반 탐방로에서는 보이지 않고, 오직 아는 이들만 찾아갈 수 있는 숨은 장소이기 때문이다.

b-DSC05687.JPG

b-DSC05688.JPG

b-DSC05700.JPG

해골바위(다락능선)

b-DSC05617.JPG

매끄럽고 단단한 암질을 가진 바위로, 한눈에 봐도 해골의 형상이 바로 떠오를 만큼 생김새의 완성도가 높다. 산길 옆에 드러나 있지 않아 미리 작정하고 찾지 않는 한 발견하기 어렵다. 나 역시 Y라는 훌륭한 길잡이가 아니었다면 결코 알지 못했을 바위다.

b-DSC05623.JPG

b-DSC05616.JPG

b-DSC05618.JPG

도봉산에는 해골이라 불리는 바위가 세 개쯤 있는데, 이곳 다락능선의 해골바위는 특히나 머리 윤곽이 굵직하고 웅장하다. 정수리 꼭대기까지는 위험해 오를 수 없지만, 턱밑 아랫부분까지는 올라서서 감상할 수 있다.

b-DSC05627.JPG

b-DSC05647.JPG

b-DSC05631.JPG

해골바위를 마지막으로 오늘의 산행을 마무리하고, 도봉산탐방지원센터 방향으로 원점 회귀했다. 도봉산역으로 이어지는 길목, 익숙하게 발길이 이끌린 곳은 단골집인 '춘천 숯불 닭갈비'였다. 새로운 식당을 개척해보는 재미도 좋지만, 땀 흘린 뒤 찾아오는 실패의 아쉬움을 위험 부담으로 안고 싶지는 않았다.

b-DSC05700.JPG

b-DSC05701.JPG

b-DSC05702.JPG

등산코스

KakaoTalk_20260710_152110867_06.jpg

KakaoTalk_20260710_152110867_07.jpg

KakaoTalk_20260710_152110867_08.jpg

춘천 숯불 닭갈비

b-DSC05703.JPG

예전에는 숯불 닭갈비와 닭발을 1인분씩 섞어 주문하곤 했지만, 내 입에는 닭발이 다소 매웠던 터라 이번에는 닭갈비로만 2인분을 시켰다. 노릇하게 구워진 닭갈비는 막걸리와 최상의 궁합을 자랑한다.

b-DSC05705.JPG

b-DSC05707.JPG

b-DSC05708.JPG

땀 흘리고 지친 몸에 퍼지는 시원한 막걸리 한 잔은 지상에서 천국으로 곧장 나아가는 직행열차(Express)나 다름없다. 술은 역시 마시는 때가 중요하다. 허기와 갈증이 찾아왔을 때 맛보는 한 잔이야말로 최고의 선물이다.

b-DSC05709.JPG

b-DSC05697.JPG

Sort:  

참으로 해골스런 바위네요.^^

보기에도 아주 튼튼한 해골로 느껴집니다.

해골 바위는 사람과 비교하니 정말 웅장하네요. 모양도 기가막히고요.
땀흘린 후 닭갈비에 막걸리 조합은 상상만 해도 침이 넘어갑니다.

엄청나게 큰 바위입니다. 그래서 사진에 사람이 들어가야 바위 규모가 짐작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