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화원 대구 비슬산-2 도통바위(道通岩)
진달래화원 대구 비슬산-2 도통바위(道通岩)
유가사를 나와 천왕봉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도로를 따르다 왼쪽 안내판이 서 있는 산길로 꺾어 들어가야 하는데, 대부분의 사람은 무심코 도로를 따라 올라갔다. 어디로 가든 정상만 닿으면 그만이고 내가 가이드로 온 것도 아니니 상관없었지만, 좁은 산길로 접어들었을 때 30대로 보이는 여성이 이 길이 맞느냐며 물어왔다.
비슬산은 벌써 다섯 번째다. 그동안 하도 길을 헤매며 '알바'를 한 덕분에 안 가본 길이 거의 없었으므로, 아는 지식을 총동원해 길을 설명해 주었다. 그녀는 혼자 왔으며, 내가 이용한 산악회가 아닌 다른 곳을 통해 왔다고 했다. 평소 일부러라도 모델을 찾는 편인데, 이렇게 자연스럽게 동행하게 된 데다 모델이 되어주겠다는 동의까지 얻으니 오늘 일이 잘 풀리려나 싶어 가슴이 부풀었다.
그런데 문제는 페이스였다. 느린 건 참아도 자주 쉬는 건 참기 힘들었다. 약간 가파른 길이라 해도 몇 발자국 옮기다 멈춰 쉬기를 반복했다. 위에서 기다리는 시간은 하세월이었다. 이 코스가 생각보다 험해서 너무 지체하면 버스를 놓칠 수도 있다고 일러주었지만, 그녀는 산행 시간이 6시간이라 충분하다며 여유를 부렸다.
우리가 배정받은 시간은 5시간 30분이었다. 하산해서 막걸리라도 한잔하려면 그녀와 보조를 맞추는 건 불가능해 보였다. 어렵게 구한 모델이었으나 결국 헤어질 수밖에 없었다. 별로 볼 것도 없는 도통바위에 도착해서도 그녀는 떠날 생각 없이 배낭을 풀고 의자에 앉아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내가 '시간 낭비'라고 느낀 그 순간을 그녀는 '망중한'이라 부를지도 모르겠다. 타인을 온전히 이해한다는 건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남의 눈치 볼 필요 없이 내 페이스대로 움직이려면, 역시 혼자 하는 산행이 최고의 덕목이다.
도통바위(道通岩)
비슬산 유가사에서 천왕봉 방향으로 오르다 보면 만날 수 있는 도통바위(道通岩)는 그 이름에 걸맞은 깊은 불교적 내력과 전설을 간직한 곳이다. 비슬산에 여러 번 왔지만 이 바위는 처음이다. 길에서 400m 정도 떨어져 있어 세심하게 신경쓰지 않으면 지나칠 수도 있다.
신라 시대의 고승인 도성국사(道成國師)가 이 바위 아래에서 수도하여 도를 깨우쳤다는 설화로 유명하다. 도성국사는 비슬산의 험준한 바위틈에서 오직 수행에만 정진하였고, 마침내 진리를 깨달아 '도통'을 했다고 전해진다.
비슬산에는 도성국사와 관기성사라는 두 성자의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 관기성사는 남쪽의 관기봉에서, 도성국사는 북쪽의 도통바위에서 서로를 마주 보며 수행했다. 구름을 타고 서로 왕래하며 불법을 나누었다는 전설은 비슬산이 예로부터 영험한 수행처였음을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