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에 깃든 詩 - 박경리/ 토지 133.

in #steemzzang8 hou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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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리 선생님의 토지를 읽다 보면 그 방대함과 등장인물들이 태생적이라 할
가난과 한에서 벗어나려 할수록 조여들던 질곡과 아침이슬처럼 사라지던
영화와 권세의 덧없음이 씨실과 날실처럼 서로의 삶을 교차하고 드나들면서
강물처럼 흘러 물살이 나를 휘 감았다.

오래전에 삼국지를 세 번만 읽으면 세상사에 막힘이 없다고 했다.
그런데 최근에 또 그와 비슷한 말을 들었다. 토지를 세 번만 정독하면
이루지 못할 일이 없다고 한다.

우리 문학의 금자탑이라 할 토지를 다시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보석처럼 빛나는 문장을 발견하게 되는 행운이 찾아온다.

서희를 이끌고 바람부는 벌판을 헤매기도 하고, 때론 대안(對岸)이 아득한 빙하를 건너기도 하고 겨울을 보내기도 하고 부모와 처, 동생과 영원히 이별할 결심을 해보기도 하고 남아로서의 포부를 헌신짝처럼 버려보기도 하고

얼굴에 그늘이 지면서 왼쪽 이마 한곁에 불빛이 미끄러진다.

그네들이 손가락에 불을 켜고 득천한다 하더라도 혼사는 안 될 거라구......

-토지 2부 제1편 북극(北極)의 풍우(風雨) 14장 지난 얘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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