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 든 · 손
더위가 기승을 부리며
나무 꼭대기 까치집까지 치닫는 날이었다
큰소리를 내고 밖으로 나갔으나
막상 갈곳이 없었다
웃는 낯으로 반기는 사람에겐
같이 웃어야 했고
그렁그렁하던 눈물이
내 관자놀이로 길을 내더니
귓속으로 슬픔을 몰아넣는다
하는 수 없이
깜빡이는 불빛을 어르며
잠을 청하는 물결을 바라보고 있었다
깎아지른 벽에 매미처럼 매달린 실외기에 떠밀려
밖으로 쫓겨난 열기와
달리는 자동차의 반대방향으로 던져진
진득한 공기를 업고 나선 여름도 갈곳이 없어
폭주족처럼 달리며 화를 삭이고 있었다
폭염주의보 / 홍수희
여름은 지금 가을을 굽고 있는 중
고소하고 부드러운 빵을 굽고 있는 중
태양은 지금 열매를 익히고 있는 중
다디단 과육을 차분히 익히고 있는 중
지금 마음이 지친 그대여,
당신의 눈물은 지금 비밀히 아주 비밀히
환한 웃음을 조각하고 있는 중
눈물 없이 기쁨은 오지 않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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