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 든 · 손
자주 가던 마트를 지나
면사무소 방향으로 직진한다
빗물로 허기를 때우고 서 있는
헌옷 수거함의 커다란 입에
미어지도록 먹이를 넣어준다
친정 엄마 칠순때 입었던 한복
단추가 튿어질 것 같은 자켓
천엽이라고 해도 속을만큼 보풀이 가득한 니트와
죄도 모르고 무릎을 꿇는 청바지도
꿀떡꿀떡 삼킨다
이팝나무도 배고픈 이름을 위해
고봉밥을 퍼담는 거리에서
울컥 목에 걸려있던 시간이 내려가고 있다
우체통이 있는 거리/ 고창환
정류장 옆 우체통에 한 사내가
두툼한 편지를 넣는다
저물어가는 아파트 입구
버스를 기다리며 우체통을 바라본다
자주 서성였고 지나치던 길이지만
넟설게 우체통에 기대 서본다
차가운 기다림이 손바닥에 번진다
그렇게 홀로 무엇을 견딘다는 것이
먼 기억처럼 가슴을 저민다
우체통의 붉은 입술을 건드려본다
한없는 망설임의 젊은 날들이
한꺼번에 우체통에 기대 서본다
지나간 말들이 흘러가고 흘러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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