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 든 · 손

in #steemzzang13 hours ago

가로수를 보면
어쩐지 쓸쓸해 보인다

서로 떨어져있는 거리만큼의
빈자리를 메우고 있는 슬픔이 보인다

가끔은 그늘이 슬픔을 덮고 가지만
오래지 않아 그늘은 자리를 내주고
묵직한 슬픔이
수염처럼 무성하게 뿌리를 내린다

초등학교 담장을 넘어
기웃거리는 넝쿨장미의 빨간 입술도
버리고 간 발자국들이 뿌리를 뻗어와서
미처 숲을 이룰 사이도 없이
새로운 땅을 찾아 담을 넘어야했다

떨어져 있다는 것은
어쩌면
다른 종에게 거처를 내주어야하는
위험을 기르는 행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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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을 바라보며/ 이수익

내가 내 딸과 아들을 보면
그들이 늘 안심할 수 없는 자리에 놓여 있는
그런
내 딸과 아들이듯이,

나무가 그 아래 어린 나무를 굽어보고
산이 그 아래 낮은 산을 굽어보는 마음이 또한
애비가 자식을 바라보듯
그런 것일까.

문득 날짐승 한 마리 푸른 숲을 떨치고 솟아오를 때도
온 산이 조바심을 치며 두 팔 벌려
안으려고, 안으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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