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 든 · 손
어느 봄에라도
흙 속에 뿌리를 내리고 싶었다
봄마다 꽃이 되는 민들레가
변변히 키우지 못하고 보내야 하는
홀씨의 등뒤에서 훌쩍이는 모양조차
곱게 보이지 않았다
봄이 익어갈 무렵부터
그늘을 엮는 일에 매달려
꽃망울 하나 맺지 못하는 느티나무를 두고
이타행(利他行)을 말하는 입술은
다만 바스락거릴 뿐이었다
바람이 당간석에 손을 문지르며
곁눈질을 그만 두기로 마음먹는다
오늘도
빈 하늘은 그대로 있다
분갈이/ 전영관
뿌리가 흙을 파고드는 속도로
내가 당신을 만진다면
흙이 그랬던 것처럼 당신도
놀라지 않겠지
느리지만
한 번 움켜쥐면
죽어도 놓지 않는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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