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몸, 절망하지 않는 희망의 언어
'잇몸, 절망하지 않는 희망의 언어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산다’는 말은 젊은 시절엔
그저 궁색한 변명처럼 들리기도 했다.
그러나 이 나이쯤 되고 보니 이 말이야말로 우리 안에 숨겨진
위대한 생명력을 일깨우는 말이란 걸 알게 된다.
어쩌면 자신을 지켜내는 스스로의 위안하는 응원가일 수도 있다.
세월이 흐르며 우리가 소중히 여겼던 것들이 하나둘 곁을 떠날 때
‘이’가 하나둘 빠져나가는 느낌 그런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면 그 빈자리는 허전하나 시간이 또 지나면 잇는 나지 않아도
잇몸이 차올라 그런대로 살게 된다.
날카롭고 강한 힘은 아닐지라도 의지만 있으면 웬만한 음식물을 섭취할 수 있다.
어머니 같은 경우 이가 없이도 경이로울 정도로 음식을 잘 드셨다.
이를 해 드린다 해도 거부하시고 틀니를 해 드려도 오히려 더 지저분하다며 사용을 안 하셨다.
그래도 90을 넘겨 사셨다.
그런 걸 보면서 어떤 상황이라도 단순히 견디는 것이 아니라 적응하려 하면
진화하는구나 생각했다.
완벽한 조건이 갖춰져야만 행복하다거나 뭘 할 수 있다는 고정관념 같은 생각은 버려야 한다.
어머니는 잇몸만으로도 음식을 맛깔스럽게 드시는 게 신기할 정도로 잘 드셨다.
늘 주어진 환경 안에서 새로운 지혜를 발휘하시며 사셨다.
지금 와서 생각해도 어머니와 함께한 세월이 내게는 큰 선물이었다고 생각을 한다.
결국 인생은 무엇을 가졌느냐가 아니라 남겨진 것들로 얼마나 아름다운 무늬를 그려내느냐가 중요한 거 같다.
어떤 상실도 삶의 동력으로 바꿔낼 어머니로부터 받은 단단한 ‘잇몸’ 같은 의지, 지혜가 내게는 있다고 생각한다.
이 없으면 잇몸으로, 이 말이 절망하지 않는 희망의 언어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나저나 내 마음은 아직도 어머니가 지금도 옆방에 계시는 거 같은데 아니다.
떠나 가신지 벌써 172일이나 되었다.
이 없으면 잇몸으로 살면 된다고 말씀하시던 어머니가 그립다.
비가 와서 그런가, 마음이 더욱 그렇다.
2026/05/03
천운
Upvoted! Thank you for supporting witness @jswit.
This post has been upvoted by @italygame witness curation trail
If you like our work and want to support us, please consider to approve our witness
Come and visit Italy Communi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