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약용의 시, 남과탄(南瓜歎)
궂은비 열흘 만에 여기저기 길 끊기고
성안에도 시골에도 밥 짓는 연기 사라져
태학에서 글 읽다가 집으로 내 돌아와
문안에 들어서자 시끌시끌 야당법석
들어보니 며칠 전에 끼닛거리 떨어져서
호박으로 죽을 쑤어 허기진배 채웠는데
어린 호박 다 땄으니 이일을 어찌할꼬
늦게 핀 꽃 지지 않아 열매 아직 안 맺었네
항아리만큼 커다란 옆집 밭에 호박 보고
계집종이 남몰래 그걸 훔쳐 가져와서
충성을 바쳤더니 도리어 맞는 야단
누가 네게 훔치랬냐 회초리 꾸중 호되네
어허 죄 없는 아이 이제 그만 화를 푸소
이호박 나 먹을 테니 더 이상 말을 말고
밭주인에게 떳떳이 사실대로 얘기하소
오릉중자* 작은 청렴 내 아니 달갑다네
나도 장차 때 만나면 청운에 오르겠지만
그게 되지 않으면 금광 찾아 나서야지
만권 서적 읽었다고 아내 어찌 배 부르랴
밭 두 뙈기만 있어도 계집종 죄 안 지었으리
오늘 우연한 기회에 정약용의 남과탄,이란 시를 접하게 되었다.
이 시는 1784년(정조 8년) 여름에 지어졌다고 한다.
정약용이 23세 되던 해, 첫째 아들 학연이 돌을 맞이할 무렵의 가난하고 고단했던 삶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다른 자료에서는 1800년경인 정조 말년에 경기도 암행어사로 활동하던 시기였다고도 하는데
어느때가 맞는지는 모르나 생활이 어려웠다는 공통점이 있어 보인다.
여하튼 이 시를 통하여 정약용 그의 인간적인 면을 엿볼 수 있어 매우 좋게 느껴졌다.
그리고 남과탄, 이 시에서 알게 된 오릉중자도 꽤나 유별난 사람이었나 보다.
하여 내일은 그에 대해 알아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 남과탄에 빠져서 출근길을 함께 하지 못했다.
서둘러 버스를 타고 가야 할거 같다.
감사합니다.
2026/05/09
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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